기획특집

[기획] 도시의 시스템을 바꾸는 인공지능
작성일:
2026-02-05
작성자:
박은영
조회수:
507

[기획] 도시의 시스템을 바꾸는 인공지능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63호(202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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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시스템을 바꾸는 인공지능


미래 도시의 청사진은 더 이상 누군가의 직관과 경험만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활용, 민주적 의사결정을 반영한 도시 설계 방식이 논의되는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수십만 장의 가로 경관 이미지를 분석하고 사람들의 생활 데이터를 해석하는 인공지능은 보행 환경과 안전성은 물론, 지역의 흥망성쇠까지 예측한다. 도시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시스템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시와 교통, 환경과 안전, 주거와 복지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되며,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의 밑그림이 하나씩 그려지고 있다.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도시설계 및 공간분석 연구실(Urban Design & Spatial Analytics)을 이끄는 이수기 교수는 이러한 변화의 현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문가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도시 환경을 분석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읽어내며 공간 구조의 개선 방향을 모색해 온 그에게, 인공지능이 도시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 기술을 통해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미래 모빌리티와 인공지능 시대에 부합하는 도시 공간 재설계 

현재 도시 설계 연구 분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슈는 미래 기술 환경에 대응하는 도시 공간 설계다. 그동안 자동차 이동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도시 설계는 한때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탄소 배출 증가와 교통 혼잡, 출퇴근 시간의 장기화, 교통 사고 위험 확대 등 여러 문제로 한계가 드러났다. 도시 환경을 둘러싼 기술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율주행차와 배달 로봇, 순찰 로봇, 드론,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과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 기술이 이미 일상 속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23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배달 로봇이 법적 보행자로 규정되며, 보행로에서 시민들과 걸음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동시에 시민들이 인공지능 로봇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는 기술 수용성 연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로봇이 축적하는 데이터는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로봇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확대될 경우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웨어러블 로봇 역시 보행 환경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뉴빌리티의 ‘뉴비’. 2024년 판교역과 서현역 일대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수행한 바 있으며, 2025년에는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카페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각 세대 현관문 앞까지 직접 배달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 출처: neubility.co.kr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이동 수단이 등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래 모빌리티의 확산은 도시 공간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현재의 도로와 보행로, 건물과 주거 공간은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을 전제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드론 배송이 일상화되면 아파트 발코니 구조부터 물류 동선까지 새롭게 설계돼야 하며, 자율주행차의 확산은 주차장과 차고지의 필요성을 줄이게 된다. 자율주행차에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FSD)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차량은 목적지에 사람을 내려준 뒤 다시 운행에 투입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 공유 시스템이 확산되면 장시간 주차 공간의 필요성이 점차 사라지고, 자가 차량 보유 대수와 교통량 역시 자연스럽게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도로 다이어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보행 중심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추진된 대표 사례로 미래 도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시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도로 다이어트: 도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도를 줄이고 보행 공간과 녹지 공간을 확대해 보행자 중심의 도로로 재편하는 것을 말한다.


오래전부터 보행 우선 정책을 추진해 온 서울시가 2016년 동네 길에도 도로 다이어트를 도입하며 구상한 설계안. 속도 저감과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교통안전 증진, 낙후된 지역의 보행 친화 지역 개선 등 현장 목적에 따라 도로를 개편했다. 사진 출처: 서울시


미래 모빌리티와 인공지능 기술은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모빌리티 공유 시스템의 확산으로 자가 차량 보유가 감소하면, 차도와 주차장에 할애된 공간의 필요가 줄어들어 확보된 부지는 공원과 공공시설, 문화 공간 등 공공을 위한 새로운 도시 자산으로 전환돼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반영해 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도시 설계 연구의 핵심 과제다.


기후 위기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전환

미래 도시 설계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기후 위기와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최근 도시 정책에서 ‘회복탄력성(Resilience)’ 개념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 미세먼지 등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리스크는 도시 생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도시 인프라의 안정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도시는 탄소 배출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건물과 교통, 에너지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지 않고서는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유럽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탄소 저감 전략과 제도적 기반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자동차 중심 구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녹지 인프라 확충, 교통 약자를 배려한 도로 체계 구축 역시 체계적인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또한 도시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조차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지방 도시의 경우 소멸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도시 환경은 대부분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신호등 시간과 보행로 폭, 보도블록 구조, 경사로 설계 등 많은 요소가 이동 약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더 나아가 향후 웨어러블 로봇이나 보조기기를 활용한 이동이 확대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도시 공간은 보다 정교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기반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는 물리적 구조 개선에만 그치지 않는다. 녹지와 열린 공간을 확대하고, 보행과 자전거 네트워크를 도시 내부로 촘촘히 연결하는 등 시민의 일상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연 환경이 생활권 안으로 스며들 때 시민들은 머물고 교류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도시의 활력과 사회적 유대감이 강화된다. 이러한 공간 전환은 환경 보호와 사회적 가치 증진, 공공 거버넌스 강화를 중시하는 ESG 관점과도 맞닿아 있다. 사람과 자연을 우선하는 도시로의 변화는 시민 참여와 협치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운영 전략으로 확장된다.

결국 미래 도시의 방향은 기술 혁신과 기후 대응, 인구 변화라는 세 가지 축이 결합되는 지점에 있다. 자동차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인해 단절되었던 자연과 사람을 다시 연결시키고 모든 세대가 안전하고 활기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어린 아이부터 노약자, 장애인 등 세대와 계층을 모두 배려한 도시 설계의 흐름은 이미 글로벌 도시 계획 분야에서 보편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에 부합하는 도시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도시 설계 연구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및 공간분석 연구실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도시 계획과 설계에 적용하는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분야는 컴퓨터 비전과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도시 환경 분석이다. 도시 규모가 방대해지면서 기존의 현장 조사 방식만으로는 보행 환경이나 거리 조건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구글과 네이버 거리 뷰 이미지를 활용해 서울시 전역의 도로 사진을 약 20m 간격으로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약 50만 장에 달하는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후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적용해 사진 속 녹지 비율과 보행로 폭, 시설물 배치 등을 자동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방식은 람이 일일이 사진을 확인하던 기존 조사 방식에 비해 효율성과 정확성을 크게 높인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지역의 보행 환경이 취약한지, 녹지가 부족한 구간이 어디인지, 불법 주정차가 빈번한 곳이 어디인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걷기 좋은 도시를 의미하는 ‘워크빌리티(Walkability)’ 분석 역시 이러한 기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거리 뷰(Street view)에서 추출한 가로 경관 이미지를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도시 경관을 해석하는 연구 사례. 이미지 출처: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및 공간분석 연구실


국내 기업 RAAP가 개발한 ‘두랍(Do raap)’은 국토, 도시 개발 분야의 공간 빅데이터를 활용해 입지와 사업성 분석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으로, 도시 계획 분야에 창의적인 업무를 지원한다. 이미지 출처: doraap.co.kr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활용한 도시 인식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수십만 장의 가로 경관 이미지를 학습시켜 사람들이 어떤 공간을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범죄나 사고 위험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는 도면과 지도에 반영해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지역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어느 동네가 쇠퇴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행정동별 가로 경관 이미지를 수집·학습한 뒤 공간적으로 매핑하면 노후화나 상권 침체가 진행되는 지역을 비교적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학술 논문으로 발표되고,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될 경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서울의 도시 쇠퇴 진단과 요인을 분석한 연구 자료. 이미지 출처: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및 공간분석 연구실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도서관 앞길을 촬영한 영상을 딥러닝을 통해 분석한 화면. 기존에 사람이 자전거와 도보 이용자, 차량이 얼마나 이동했는지 일일이 세던 것을 지금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계산하고 이동 속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출처: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및 공간분석 연구실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TM)*을 활용한 인식(Perception) 분석 연구 역시 중요한 연구 분야다. SNS와 블로그, 온라인 리뷰 등에서 자동 크롤링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한다. 알고리즘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며 수십만 건에 이르는 게시물과 리뷰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다. 이렇게 수집된 텍스트에는 위치 정보가 포함된 경우도 있어 좌표와 연계한 공간 분석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공원과 관광지, 주요 시설에 대한 시민 만족도와 인식을 지도 위에 시각화하고, 통계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시민들의 경험과 인식을 연구에 반영한다.

*텍스트 마이닝: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소셜 미디어 등에서 얻을 수 있는 텍스트나 비디오, 오디오 파일 등) 모음을  분석하여 의미 있는 패턴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식별하는 기술.


데이터 편향과 디지털 소외 문제

인공지능 기반 도시 분석의 가장 큰 한계는 모든 기술이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점에 있다. 인공지능은 디지털화된 자료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데이터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분석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결국 온라인 플랫폼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계층의 목소리가 데이터에 과도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젊은 세대와 정보 접근성이 높은 집단이 많은 의견을 남기면서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특정 계층 중심으로 편향된다. 이로 인해 고령자, 장애인, 아동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경험과 요구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도시 계획과 도시 설계는 기본적으로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성을 지향하지만 인공지능 분석 만으로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 데이터가 부족한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때로는 왜곡된 결과를 도출할 위험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설문조사, 인터뷰 등 전통적인 조사 방식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이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인간 중심의 연구 방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향후 반려 로봇이나 센서 기술이 요양 시설과 고령층 1인 가구에 보급될 경우, 정보 수집 환경이 일부 개선되고 인공지능을 통한 정보 분석 범위 역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 기반 연구의 핵심은 질적 데이터 확보

인공지능 기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데이터의 신뢰성과 정확성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엄격한 검증(Validation) 과정이 필수적이다. 연구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인공지능이 학습한 알고리즘이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학술 논문 심사 과정에서도 분석 결과의 신뢰성이나 데이터 구성 방식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된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디지털 자료에는 부정확한 정보와 왜곡된 자료, 허위 정보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러한 데이터가 그대로 활용될 경우 인공지능은 잘못된 판단을 반복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질적 데이터 확보’를 강조하는 이유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데이터 정제와 라벨링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부 분야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정확도를 확보했다. 이러한 성과 역시 수백만 장에 달하는 고품질 학습 자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 역시 인공지능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질 높은 데이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공공 차원에서 데이터 수집과 관리, 개방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국내 연구자들은 해외 기업이 구축한 데이터와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인공지능 주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도시와 국토, 공공 인프라와 관련된 정보는 국가 주권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관리하지 못할 경우 정보 주권이 해외 플랫폼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

현재 추진 중인 ‘AI 국가대표 시범 사업’과 토종 인공지능 개발 정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술 고도화에 앞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인공지능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위치 기반 공간 빅데이터의 생성을 보여주는 일러스트레이션. 사물 인터넷(IoT)과 소형 센서 기술의 발달로 기존에 어려웠던 자료의 구축이 가능해졌다. 이미지 출처: deloitte.com


기술을 넘어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도시로

한국은 스마트시티와 인공지능 도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기술 도입 속도와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는 해외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지만,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효율성과 자동화에 집중한 나머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은 기술 발전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시민의 삶의 질과 사회적 관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도시 정책이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스마트시티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미래의 인공지능 도시는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자동화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과거에는 사람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위험 요소를 미리 예측하고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프로액티브 플래닝(Proactive Planning)’이 핵심 개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도시의 목표는 효율 극대화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질적 성장을 실현하는 데 있어야 한다. 녹지가 풍부하고 사회적 유대감이 살아 있으며, 시민들이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모습이다.


인터뷰이 : 이수기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한국도시설계학회 학술부회장

한양대학교에서 학사,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건축대학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하이오의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Cleveland State University) 도시계획학과에서 조교수와 부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도시설계 및 공간분석 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도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도시 보행환경 분석, 컴퓨터 비전과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도시 환경분석, 어반 AI,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다. 


글: 공공디자인 소식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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