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읽는 미래
작성일:
2023-01-02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267
[기획] 2023년 눈여겨 봐야 할 이슈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26호(202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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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읽는 미래

공공디자인의 역할, 지속 가능을 위한 전략, 정책적 보완과제 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때가 있다. 도시, 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디자인 또는 사회적 디자인이란 이름 아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과 토론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22년에는 기후위기 시대를 의식한 탄소중립 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공공디자인 논의가 무르익었는데, 올해 역시 그 위기와 출구 사이에 보완 또는 기회를 모색하는 제안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공공디자인 이슈를 더 제대로 알고 싶다면 아래에서 소개하는 국내와 해외 행사를 주목하자. 이들이 공유하는 주제와 예시만 보아도 국내외 공공디자인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다.
공공디자인 종합정보시스템사진 출처: 공공디자인 종합정보시스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최 
공공디자인토론회

2007년 ‘공공디자인 엑스포’란 이름으로 출발해 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공공디자인 논의를 쌓아온 공공디자인토론회는 당대에 주목해야 하는 주제를 관련 정책과 지역 현안, 해외 사례와 국내와의 교류점 등으로 조망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했다. 공간 재생과 친환경 디자인(2008년), 녹색성장과 수변공간(2009년), 디자인이 있는 행복한 삶(2013년) 등 그간 다뤄온 주제를 보면 한 발 빨리, 한 층 멀리 공공디자인 논의를 키워온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네 삶에 공공디자인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목표로, 관계부처 및 타 분야 종사자들이 모여 각자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었고, 이 역사는 정책과 현장의 전문가들을 키워낸 동력이기도 했다.
2022년 공공디자인토론회 주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공공디자인’이었다. 총 세 가지 섹션으로 ‘지속 가능한 공공디자인’, ‘지구환경을 위한 공공디자인’, ‘무한 상상, OO디자인’ 등으로 이어졌다. 최성호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학회장의 ‘제2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의 방향과 접근’,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생태적 전환과 공공디자인’,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의 ‘일회용 패러다임을 다회용 패러다임으로’ 등의 발제에서 알 수 있듯 학계·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석해 지속 가능성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현재 거론하는 이 문제들이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현실에 행정가, 사업가, 학자들의 마음이 모였고 그렇기에 변화를 함께 일궈야 한다는 의식을 공유하며 다음 과제를 바라볼 수 있었다.
공공디자인토론회의 자랑은 공공디자인페스티벌과 함께 열려 생생한 일상의 사례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시장에서 다양한 실천과 창의적 상상을 본 다음 토론회의 학술적, 정책적 사례를 들으면 더욱 큰 공공디자인 세계를 그릴 수 있다.
2022 공공디자인 토론회 다시 보기

 
서2022 공공디자인 토론회사진 제공: 서울디자인국제포럼 유튜브


서울시 주최 
서울디자인국제포럼

서울시는 2013년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로 출발해 2017년 ‘사회문제해결디자인 국제포럼’으로 확장한 행사를 2021년부터 서울디자인국제포럼으로 전개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활용하는 사회문제해결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사례와 디자인적 사고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향후 공공디자인 발전 방향을 제언하는 시간을 만든다. 수집된 논의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시정 전반의 서비스 수준을 고도화 하는 인사이트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 디자인 분야 전문가, 기업, 관련 전공 학생과 관심 있는 일반 시민까지 아우르는 행사이기 때문에 다양한 깊이와 폭넓은 사례 등을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홈페이지에 그간 포럼에서 소개한 사례들을 안전/안심, 인권/교육, 건강/웰빙, 교통/운송, 생활환경, 사회복지, 재난대응, 서비스/혁신 등의 카테고리로 소개하고 있어 언제든 열람이 가능하다.
2022년 주제는 ‘DESIGN x Seoul : 디자인이 어떻게 미래를 풍요롭게 하는가?’였다. 디자인을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엔진으로 가정하고, 공공시설・주택 등의 정책적 실험 및 제안을 비롯해 도시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묻고 답했다. 김규리 서울시 디자인정책담당관은 발제에서 “서울시는 디자인 시정을 통해 사람과 공간, 그리고 그 시간을 디자인하고자 한다. (중략) 디자인의 역할은 '간(間)', ‘사이’라는 스펙트럼에서 다양한 처지와 상황의 시민을 더 잘 이해하고, 또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일상과 도심 환경을 더 풍부하고 매력적으로 제공하며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친숙함과 새로움의 질적 시간들을 채워 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토론회 주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구체화되고 있다. 사회안전망, 생활편의, 유니버설디자인 등 거시적 차원에서 논의를 펼쳤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공항이란 공공공간이 공공의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령화사회에 필요한 돌봄 주거 정책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했다. 실효성 있는 변화를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과제를 밝히고 민·관·산·학이 협력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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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국제포럼사진 출처: TV부산건축제 유튜브


부산시 주최 
부산공간포럼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건축제 조직위원회와 대한건축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가 공동 주관하는 부산공간포럼은 부산이 당면하고 있는 도시·건축 현안을 도시 계획가, 건축가를 주축으로 시민과 함께 고민하겠다는 취지로 2007년에 만들어졌다. 해안지역으로써 내륙지역과 다른 지리적 특이성을 어떻게 도시의 산업과 브랜드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지, 원도심의 쇠퇴를 막고 실질적인 활성화를 이뤄낼 정책은 무엇인지 등을 공공디자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간 다룬 이슈로는 데이터로 만들어가는 미래주거(2021년), 국토 균형발전의 시작, 부산항(2020년), 도심 속 소소한 공공공간의 변화(2019년), 지역 문화와 커뮤니티 디자인(2018년) 등이 있다.
2022년에는 현재 부산시의 뜨거운 관심사인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전략에 대해 다뤘다. 올림픽, 월드컵에 이은 메가이벤트인 만큼 부산시는 이번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필요한 변화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김경수 부산연구원 해양관광연구실 실장, 김광회 부산시 도시균형발전실 실장의 발제에 이은 건축가의 토론은 북항 재개발 사업, 그에 따른 해양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의 현황을 이해하고 보완해야 할 관점을 찾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남건수 부산시 공공디자인과장은 “북항 재개발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 원도심과의 연계, 북항의 상징성 등이 자연스레 연계되어야 한다”며 “물리적 연결 이외에도 무형적 도시경관 가치를 조화롭게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들이 나눈 이야기가 다수의 시민을 위한 해양 공공공간 조성 전략과 제안이란 틀을 만든 만큼 올해는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 사례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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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워크스마트포럼사진 출처: 행정안전부 유튜브 채널


행정안전부 주최 
워크스마트포럼

워크스마트포럼은 진화하는 업무 방식을 공유하고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경험한 업무 혁신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자는 목표로 2015년부터 열리고 있다.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과 노하우를 통해 공공기관에서 개선할 점, 보완하면 좋은 점 등을 발견하고 나아가 공공기관의 행정 시스템 이해와 스타트업의 문제인식을 결합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공공 부문은 관련 정책을, 민간 부문은 관련 사업을 이야기하는데 ‘일(워크)’이란 바탕에 함께 있으니 자연스레 그 사이에서 공공디자인 아이디어가 싹튼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주민과의 소통 방법, 민주적인 정책의 의사 결정, 관련 국내외 사례 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의 발아점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2022년에는 7월과 12월 두 번 열렸다. 7월 주제는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일하는 방식 혁신방안’이었고 12월 주제는 ‘스타트업과 정부가 손잡으면’으로 도시 문제의 사회적 해결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그중 12월 행사를 보면 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사업 모델로 연계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도시를 누비는 택시가 모은 환경 데이터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자는 모토브, 편리한 음식물쓰레기 배출/수거 시스템을 제안하는 샤플앤컴퍼니, 신용카드로 공공요금을 수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안한 한국NFC 등이 소개됐다. 이들의 논의에서 도시를 누비며 활용할 데이터를 발굴하고 개선할 점을 디자인하며 사업 구조를 만드는 일의 방식을 찾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제22회 워크스마트포럼 다시 보기

 
어반디자인포럼사진 출처: 어반디자인포럼


어반디자인포럼 주최 
어반디자인포럼

‘도시 디자인 가치의 중심에 시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발족한 어반디자인포럼(Urban Design Forum)은 뉴욕 시민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민간 단체이자 행사 그 자체다. 멤버십 개념으로 펠로우를 모집하는데 활동가, 연구자 등의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정부 및 지역 사회 리더들도 참여해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1978년 저널리스트 앤 페레비(Ann Ferebee)가 개최한 ‘제1회 도시 디자인 컨퍼런스’를 뿌리에 두고 있으니 거의 40년 넘게 아젠다를 쌓아온 셈이다. 이제는 뉴욕뿐만 아니라 런던, 싱가포르, 토론토, 밴쿠버, 바르셀로나 등 국제 도시 현안을 모으고 공공 부문의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공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뉴욕시의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 개발에 앞서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이에 따른 도로 정비 계획 등을 제안하는 식이다. 
오늘날에도 어반디자인포럼은 여전히 뉴욕시의 아이디어 플랫폼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나의 주제로 연중 1~2회 포럼을 진행하는 국내 사례와 달리 5~7개의 주제를 공개하고 주제별 워킹 그룹을 만든 후 그와 관련된 이벤트를 비상시적으로 운영해 논의를 쌓아가는 점이 특기할 만 하다. 2023년 1월 현재 뉴욕시 쓰레기 감소를 위한 제안, 활력 있는 도시를 위한 스트리트스케이프(streetscape) 디자인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웹사이트에는 해당 주제를 설정한 배경, 워킹 그룹의 프로필, 개선 방법, 예상 효과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토론 영상도 볼 수 있어 국내 현황과 비교, 분석하기에 효과적이다. 어반디자인포럼의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해수면 상승, 디지털 소외계층의 등장, 소득 불평등 심화 등 도시 현안이 날이 갈수록 복잡하고 심화되기 때문. 더욱 디자인적 사고에 힘을 쏟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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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디자인페스티벌 주최  글로벌디자인포럼사진 출처: 런던디자인페스티벌


런던디자인페스티벌 주최 
글로벌디자인포럼

2003년 출발해 20여 년만에 세계 디자인 페스티벌의 대표주자로 오른 런던디자인페스티벌. 시민이 디자인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겠다는 목표답게 2019년에는 75개국 6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다녀갔을 만큼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중이 주목하는 행사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 행사 안에 내일의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글로벌디자인포럼(Global Design Forum)이 있다. 
글로벌디자인포럼은 그 이름처럼 현대 어느 도시에서나 출현하는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사회 문제들을 현안으로 삼는다. 그래서 주제만 보아도 공공의 시대적 화두를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기간에 매일 다른 주제로 발제를 진행해 풍성한 볼거리를 이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22년에는 디지털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 정체성과 포용성, 커뮤니티 연결, 위기와 극복의 디자인 등에 초점을 맞춰 총 70명의 연사가 연단에 올랐다. 모바일 앱 등을 활용해 정책 설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 다음의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는 전략, 인공물과 자연과의 조화 방식 등 사회 면면에서 디자인의 역할과 범위를 넓혀갔다. 2023년에는 9월 16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예정. 최신 기술을 도입한 공공디자인으로 더 나은 미래를 그려가려는 이들의 아이디어가 궁금하다면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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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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