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포괄적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체크리스트
작성일:
2023-06-01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221

[기획] 정보 표기 체계 안내서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1호(202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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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체크리스트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이 독립적인 주제로 다뤄지며 그 논의가 깊어지고 있다. 지자체별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 속 하나의 챕터로 존재했던 것이 이제는 바깥으로 나와 몸집을 불리고 방향성을 키워간다.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이자 도시 브랜딩 차원으로도 효과적이란 국내외 평가가 쌓이니 더욱 그렇다. 최근 발행된 서울시의 『서울시 보행정보 안내환경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2023),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안내 및 유도 매뉴얼』(2020)뿐만 아니다. 일찍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광명누리길 보행안내체계 표준디자인 매뉴얼』(2022), 『전시시설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22), 『도서관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21), 『대형체육시설 유니버설 안내체계 가이드라인』(2020), 『문화재안내판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20)처럼 장소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안내체계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개발하며 그 중요성을 알리고 있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G밸리 가로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19)도 하나의 사례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 번 더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을 뗄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가이드라인 중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요소를 디자이너가 품을 만한 질문 타래로 정리해 소개한다. 마지막으로는 앞으로 스마트 기기를 비롯한 ICT* 진화가 불러올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의 영역, 이해하기 쉬운 공간 디자인 노하우도 살폈다.


*ICT는 IT (Information Technology)에 통신(Communication)을 더한 개념이다. 스마트폰, 모바일 디바이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원격제어 기술처럼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화된 IT 기술이라 이해할 수 있다. - 편집자 주

 

올림픽공원 보행정보안내 디자인

올림픽공원 보행정보안내 디자인. 사진 출처: 서울시


정보유형별 안내체계를 그려볼까?

안내체계 가이드라인의 체계 기준은 어느 측면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안내 및 유도 매뉴얼』은 주차장・출입구・승강기・화장실처럼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공공 공간을 기준으로 체계화했고, 『광명누리길 보행안내체계 표준디자인 매뉴얼』은 종합안내・보행안내・방향안내 등 정보유형을 기준으로 체계화했다. 이번 글은 ‘정보’를 중심으로 한 정보유형별 안내체계를 소개한다.


• 전체 정보의 축소판, 종합안내사인

종합안내사인이란 일대의 장소 정보를 축약한 안내판이다. 보통 건물 입구나 장소 시작지점에 설치해 보행자가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인근 공간 또는 지역까지의 거리, 도보 소요 시간 등의 정보가 표기되어 있다. 광명누리길 종합안내사인의 경우 코스 번호, 둘레길 명칭 및 에티켓 사인, 주요 방향 안내 등을, 올림픽공원 종합안내사인의 경우 주요 보행 경로 3곳의 거리, 소요 시간, 난이도, 휠체어와 유모차의 접근성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주요 정보: 해당 길 또는 영역 소개, 전체 코스 소개 및 현 위치, 대중교통, 구간별 난이도・거리・소요 시간


• 보행자에게 필요한 나침반, 방향안내사인

갈림길이나 새로운 길이 시작될 때 방향안내사인이 필요하다. ‘이 방향으로 이동할 때 만나는 공간 정보를 구체적으로 담는다는 점에서 종합안내사인과는 역할이 구분된다. 

주요 정보: 각 지점의 방향, 구간별 난이도・거리・소요 시간, 화장실 명칭 및 방향


• 모두를 위한 보행 길라잡이, 보행안내사인

지하철역 출입구나 버스정류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행안내사인은 보행자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품고 있다. 일대의 건물, 출입구까지 상세히 안내하고 보행로 상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준다. 특히 지도를 삽입할 때 보행자의 보행 방향에 맞춰 지도를 배치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원칙으로 한다.

주요 정보: 현 위치, 각 지점의 방향, 해당 길 또는 영역 소개, 에티켓

 

G밸리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개선안

G밸리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개선안. 사진 출처: 서울시


•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출구정보 안내사인

지하철 역사 내 비상구, 공원을 벗어나는 길처럼 특정 공간이나 영역의 출구정보를 소개하는 역할이다. 위급 시 생명과도 직결되는 상황인 만큼 보행자가 예측할 수 있는 장소에 해석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안내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주요 정보: 출입구 방향, 출입구와의 거리・소요 시간, 지하철역 명칭, 버스정류장 아이디


• 편의성과 새로운 발견, 시설안내사인

시설 안내는 일대의 공간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여 보행자에게 호기심을 일으키고 나아가 접근성을 높인다. ‘주변에 이러한 곳이 있구나’하는 발견을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가 한 데 묶이는 만큼 눈에 잘 띄는 시인성도 중요하나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는 경관성을 고려해 계획한다.

주요 정보: 주차장, 매표소, 화장실, 연계 시설과의 거리・소요 시간, 공공정보 알림판


수원시에서 개발한 공원용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시스템

수원시에서 개발한 공원용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시스템. 사진 출처: 수원시


• 정확한 정보를 분명하게, 이용안내사인 

전방 몇 m의 계단구간, 급경사구간, 미끄럼구간 등의 정보가 여기에 속한다. 보행자가 앞으로 걸어갈 공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얻도록 해 갈림길에서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환경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해당 지역의 에티켓 등 이용 안내도 담을 수 있다.

주요 정보: 계단, 급경사, 미끄럼 등 공간적 특징, 에티켓

 

• 안정감을 만드는 경로안내사인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안내하며 보행자에게 연속적 인지성을 부여한다. 특히 등산로나 공원 길처럼 자신의 현 위치를 바로 알아챌 수 있는 구조물 또는 건물이 없을 경우 경로안내사인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용도가 된다. 

주요 정보: 해당 길 또는 영역 소개, 방향별 시설 정보 및 거리・소요 시간


• 보차분리인지사인

보행자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보차분리 도로 또는 보차혼용 도로 같은 도로의 환경과 쓰임새를 모두에게 알리는 건 매우 중요하다. 운전자에게도 인지가 쉬워야 하고 스마트폰을 보며 걷거나 사방을 살피며 걷는 보행자에게도 즉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색채, 크기, 면적 등 입체적 접근 방식의 공간 환경적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주요 정보: 보차혼용 또는 보차분리 시작 지점과 끝 지점

 

• 보행편의시설(휴게쉼터)

길을 걷던 중 피로감을 잠시 완화하고 싶을 때, 또는 잠시 다른 용무를 봐야 할 때 쉬어 가는 장소다. 기대어 쉴 수 있도록 안전 바를 설치하거나 벤치를 둘 수도 있다. 이것과 안내체계를 결합한다면 기능의 복합화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반려견 리드줄 걸이 등을 추가한다면 그 쓰임새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 

주요 정보: 벤치, 반려견 리드줄 걸이

 

• 공간의 지표, 거점안내사인

건물, 다리, 교차로나 광장, 전망대 등 거점시설의 장소 정보를 눈에 잘 띄도록 전달하는 역할이다. 이 지점부터 어떠한 영역에 들어선다는 정보를 줘 보행자의 주의 또는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

주요 정보: 해당 길 또는 영역 소개, 거점 특화 픽토그램, 영 정보, 역사 정보, 다감각 정보(촉지, 음성)

 

광명 등산로, 둘레길 등 안내체계 디자인 시스템

광명 등산로, 둘레길 등 안내체계 디자인 시스템. 사진 출처: 광명시


사인에 포함된 대표 시각 정보는?

글을 읽지 않아도 단번에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바로 이미지로 전달하는 것이다. 신속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거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 주로 사용된다. 


• 픽토그램

픽토그램은 그림(picture)과 전문(telegram)을 합친 용어로 쉽게 말해 그림글자다. 고속도로처럼 신속하게 정보를 처리해야 할 때, 공항처럼 문화적・언어적・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사람이나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하는 시설일  때 우리는 말 없이도 픽토그램으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국제표준 규격이 있으므로 국가기술표준원이 공유하는 자료를 활용해 볼 수 있다. 또한 디자이너를 위해 공공안내 그래픽 심볼 제작 가이드라인도 배포하고 있다. 공공시설, 교통시설, 관광・문화유산, 스포츠활동, 상업시설, 공공행위에 따라 픽토그램을 분류했으며 탈출경로, 소방장비, 수상안전과 해변안전 깃발 등 안전 그래픽 심볼 등에 대한 정보도 포함하고 있다. 


• 화살표

좌・우 방향을 알리는 화살표는 안내체계 디자인에 꼭 따라붙는 요소다. 하지만 좌, 우 이외에도 여러 방향성이 있으니 내부적으로 활용 지침을 세우는 편이 유리하다. 서울시의 경우 화살표는 좌・우 방향으로만 표시하고, 전・후방, U턴 등의 화살표를 사용하지 않는다. 


• 색채

적색약, 녹색약 등 특정 색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사람은 색을 통해 얻는 정보에 취약하다. 그러므로 교통수단과 같은 공공시설물에는 모두의 안전을 위한 컬러 유니버설디자인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안전색채는 꼭 알아야 한다. 일상생활의 안전을 도모하고 산업현장의 위험과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색이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용 기준과 용도가 정해져 있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이 배포하는 공공디자인 색채표준가이드가  있으니 그 기준을 꼼꼼히 체크하면 좋다. 


공공안내 그래픽 심볼 예시. 사진 출처: 국가기술표준원.

공공안내 그래픽 심볼 예시. 사진 출처: 국가기술표준원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탄생할 수 있는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에는 무엇이 있을지 살펴봤다. 특히 우리나라는 탄탄한 이동통신 환경으로 1인 1 스마트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영역을 연구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예컨대 증강현실을 활용한 정보 안내 서비스로 모바일 기기 카메라를 켜 화면에 실시간 길을 안내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때 모바일 환경에 기반한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모바일 기기 자체의 정보 표시 기능도 연계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음성 안내 서비스 보이스 어시스턴트나 저시력 사용자들의 긍정적 피드백을 받는 화면 고대비 모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한 증강현실 길 찾기 서비스 사례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한 증강현실 길 찾기 서비스 사례. 사진 출처: 22miles


고대비 모드를 지원하는 갤럭시

고대비 모드를 지원하는 갤럭시. 사진 출처: 삼성전자


이해하기 쉬운 공간을 만들려면

MIT 산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SAIL, 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는 정보 공간을 효과적으로 탐색하도록 만드는 디자인 원칙으로 여덟 가지를 말한다. 정보 안내체계 디자인 전 시설 계획 단계에서 아래 항목을 의식해 디자인한다면 더욱 효과적이고 보행자 친화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 각 장소를 다 다른 방식으로 특정할 수 있도록 하라.

2. 랜드마크를 사용해 방향 단서와 기억할 수 있는 위치를 제공하라.

3. 길을 잘 구성하라.

4. 시각적 특성이 다른 영역을 만들라.

5. 사용자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

6. 뷰 또는 지도를 제공하라.

7. 의사 결정 지점을 표시해 도움을 주어라.


기사에 소개된 사례를 바로 확인하고 싶다면(최신 순 정렬)


1. 서울시의 『서울시 보행정보 안내환경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2023)


2.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광명누리길 보행안내체계 표준디자인 매뉴얼』(2022)


3.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전시시설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22)


4.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도서관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21)


5.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문화재안내판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20)


6.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대형체육시설 유니버설 안내체계 가이드라인』(2020)


7.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안내 및 유도 매뉴얼』(2020)


8. 서울디자인재단의 『G밸리 가로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2019)



글: 윤솔희, 담당: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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