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문화와 예술의 날개를 단 K-컬처의 신성장 엔진, K-디자인 비전 선포식
작성일:
2023-06-01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1050

[기획] 정보 전달을 위한 시각 메시지, 안내체계 디자인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31호(202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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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의 날개를 단 K-컬처의 신성장 엔진

K-디자인 비전 선포식


지난 5월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K-디자인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문화와 예술의 날개를 단 디자인, K-컬처의 신성장 엔진’을 주제로 한 선포식에서는 K-디자인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나아가 K-컬처를 선도하는 ‘4·S 추진전략’이 발표됐다. 4·S 추진전략의 주요 골자는 문화매력을 강화(Strengthening)하는 디자인, 사회문제를 해결(Solving)하는 디자인, 예술과 산업·기술을 융합(Synthesizing)하는 디자인, K-컬처를 확산(Spreading)하는 디자인으로, 디자인이 곧 K-컬처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비전을 담았다. 일상생활의 안전과 편의를 돕는 한편 사회적 문제해결 및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공공디자인, 디자인의 상상력과 산업·기술을 결합한 융합디자인, 지속가능한 패션디자인까지 K-디자인의 현재와 미래가 담긴 청사진을 살펴본다. 


문화매력을 높이는 디자인

이번 K-디자인 비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공공디자인의 확장이다. 버스 정류장, 인공 구조물 등 기존 시설물에서 나아가 공원, 공간으로 범위를 확대해 도시 전반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공공디자인의 영역을 넓혔다. 이를 위해 공공디자인 선도도시 지정, 예술건축물제도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더 많이, 더 넓게 포용하는 공공디자인 개선 

먼저 지자체 현장에서 공공시설물뿐만 아니라 공적 공간에도 공공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공디자인의 적용범위를 공공디자인법 개정 시설물에서 공적 공간으로 확장하고, 국가 문화시설 그래픽 디자인도 개발한다. 

일례로 한국도로공사가 2011년 6월 고속도로 교통사고 예방과 운전자 편의를 위해 적용한 ‘도로 노면 색깔 유도선’은 공적 공간에 공공디자인을 적용해 사용자에게 보다 실질적인 편리를 제공했다. 2017년 2월 모든 분기점인 187개소로 확대했는데, 색깔유도선 전후 교통사고가 27%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공진원이 해양경찰청과 협력해 마련한 '연안사고 안전관리 시설물 가이드라인’ 역시 지자체별로 달랐던 시설물 국제표준을 준수해 통합한 시각체계로 제공함으로써 공공디자인의 확장을 꾀한 바 있다. 해역별 특성을 반영해 연안사고 금지·주의 안전표지판의 정보안내 체계를 정립하고 안전관리 시설물을 개선·개발해 보다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공공디자인 가이드를 마련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예방과 운전자 편의를 위해 적용한 도로 노면 색깔 유도선

고속도로 교통사고 예방과 운전자 편의를 위해 적용한 도로 노면 색깔 유도선. 사진 제공: 한국도로공사

 

연안사고 발생 시, 신고자가 사고 위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릴 수 있도록 한 인명구조장비함. 정확한 구명장비 사용법을 안내하고 인사물 주소를 부여했으며,  야간 식별이 가능한 경광등을 설치해 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연안사고 발생 시, 신고자가 사고 위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릴 수 있도록 한 인명구조장비함. 정확한 구명장비 사용법을 안내하고 인사물 주소를 부여했으며,

야간 식별이 가능한 경광등을 설치해 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제공: 공진원


• 공공디자인 선도도시 지정 

‘공공디자인 선도도시’를 새롭게 지정해 도시 전체에 통합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도시 전체의 공적 공간·시설물·시각 이미지에 통합 디자인을 적용해 통일성을 높이고 도시가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제행사 개최 도시에 대한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 또한 단년도에서 다년도 지원방식으로 확대해 개최지의 매력을 높이고 관광마케팅을 지원한다. 각 지자체에서도 시각 이미지의 개발 및 관리를 통해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있으며 그중 서울시는 꾸준히 도시 디자인 수준 향상 및 시민편의, 안전증진을 위해 시 전체에 일관적 적용이 필요한 공공시설물의 표준형디자인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일반 공중을 위해 조성·제작·설치·운영 또는 관리하는 시설물과 용품, 시각 이미지 등에 표준형디자인을 일괄 적용함으로써 심미성은 물론 사용자의 편의성까지 두루 챙겼다. 

 

시각 이미지에 통합 디자인을 적용한 서울시 공공시설물의 표준형디자인.

시각 이미지에 통합 디자인을 적용한 서울시 공공시설물의 표준형디자인. 사진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 예술건축물 제도 도입 추진

건축 분야의 변화도 활발하다. ‘K-건축문화위원회’를 통해 자신만의 건축 철학으로 오랜 시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온 건축가를 발굴하고 국내외에 알려 1979년 설립 이래 한국인 수상자가 없는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프리츠커상 수상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높은 예술성이 필요한 공공 건축물의 경우, 건축가가 디자인한 후에 사업비가 정해지는 ‘예술 건축물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며, 지역의 공공문화시설이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디자인의 힘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전과제를 극복하는 '소셜디자인'으로서의 비전도 공개됐다.국민 안전, 인구 고령화, 환경, 지역 소멸 등 당면한 과제와 스마트기술, 라이프스타일 등 사회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공공디자인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국민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마주한 현안을 해결하는 디자인 거버넌스(민관협력) 체계로 이를 뒷받침한다. 


•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솔루션 개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할 방침이다. 안전 사고 예방, 재난대비, 미세먼지와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문제, 인구 고령화, 스마트시티(AI, IoT) 등의 과제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펼친다는 포부다. 

사실 디자인으로 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디자이너 역시 미학적 측면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소하고자 하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장수의자’가 있다. '2022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장수의자는 고령자 및 교통약자를 위해 신호등 기둥 등 횡단보도 부근에 비치한 의자다. 일선의 경찰관이 어르신이 신호를 기다리기 어려워 무단횡단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행 신호 대기 시간에 잠깐 앉아 있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것. 장수의자는 사용자를 고려해 앉았다 일어나기 원활한 높이로 제작되었으며 다른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 이용자와 보행자의 부상방지를 위한 라운드 처리, 시인성 높은 노란색 도장, 의자가 접힐 때 의자가 파손되지 않도록 고무판을 부착했다. 사고 위험을 줄이고 공공의 이익을 실현해 사회를 밝히는 것 디자인이 창출한 무형의 가치인 셈이다. 

최근 다시 불거진 어린이 보호 구역 교통사고와 관련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 보호 구역 내에 조성한 ‘옐로 카펫’은 어린이의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해 노란색으로 바닥과 벽면을 칠해 어린이가 안전한 곳에서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형 재난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표준재난키트 ‘라이프클락’도 빼놓을 수 없다. ‘재난대기→재난→구조대기→구조활동’의 4단계 재난 단계 설정 및 단계별 대응형태를 고려해 기획·제작한 라이프클락은 아파트 주거비율이 현저히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했다. 재난발생 시 스스로를 보호하고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최우선으로 삼아 조명봉, 호루라기, 구호요청깃발, 체온 저하를 방지하는 보온포를 비롯해 응급치료 기초구호용품 등으로 구성된다. 

  

고령자 및 교통약자가 보행 신호 대기 시간에 앉아 있을 수 있도록 마련한 장수의자.

고령자 및 교통약자가 보행 신호 대기 시간에 앉아 있을 수 있도록 마련한 장수의자. 사진 출처 및 제공:문화체육관광부 공식 블로그, 유창훈 경정


어린이 보호 구역 내에서 운전자가 어린이를 쉽게 인식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 옐로 카펫. 사진 제공: 옐로소사이어티, 연합뉴스(오른쪽 사진)

어린이 보호 구역 내에서 운전자가 어린이를 쉽게 인식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 옐로 카펫. 사진 제공: 옐로소사이어티, 연합뉴스(오른쪽 사진) 

 

재난상황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물건으로 구성한 한국형 표준 재난안전키트 ‘라이프클락’.

재난상황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물건으로 구성한 한국형 표준 재난안전키트 ‘라이프클락’. 사진 제공: 공진원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디자인 해법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유니버설 모빌리티 서비스 ‘고요한M(고요한 모빌리티)’도 그중 하나다. 장애인의 사회 진출 활성화와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접목했다. 배차 시 기사와 고객 간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배차 알림 팝업’, ‘메시지 전달’ 등의 기능을 탑재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 도입해 기사와 승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등 급변하는 스마트 환경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과 승객 간의 의사소통 솔루션인 유니버설 모빌리티 플랫폼 '고요한M택시'

청각 장애인과 승객 간의 의사소통 솔루션인 유니버설 모빌리티 플랫폼 '고요한M택시'. 사진 제공: 코액터스


문화재, 동·식물, 세계 건축물 등의 구체물을 직접 만져보며 학습이 가능한 시각장애인용 3D프린팅 교재. 시각장애인의 학습기회를 늘리고 학업능력 향상에 기여해  장애인 학습권 문제를 해결했다

문화재, 동·식물, 세계 건축물 등의 구체물을 직접 만져보며 학습이 가능한 시각장애인용 3D프린팅 교재. 시각장애인의 학습기회를 늘리고 학업능력 향상에 기여해 

장애인 학습권 문제를 해결했다. 사진 출처: 세계일보


현대백화점이 자원순환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진행하는 ‘프로젝트 100’의 일환으로 선보인 100% 재생지로 제작한 쇼핑백

현대백화점이 자원순환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진행하는 ‘프로젝트 100’의 일환으로 선보인 100% 재생지로 제작한 쇼핑백.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융합디자인: 예술과 산업·기술의 융합

아트콜라보, 공공디자인업계 스케일업 지원을 통해 디자인과 예술,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시도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공공디자인 산업은 성장 단계별로 지원 예정이다. 초기창업단계에는 실패해도 무방한 공공디자인 혁신 실험실을 운영하고, 성장단계와 도약단계 기업에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안하여 규모별 지원금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글로벌 디자인: K-컬처의 확산

K-디자인을 세계로 확산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도 제시됐다. K-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혁신적인 미래를 집약한 국립디자인박물관을 2026년 세종시에 개관한다. K-디자인의 원형부터 디지털 창의력, 진보된 기술이 담긴 혁신의 오브제를 전시하고 디자인 아카이브도 구축해 독보적인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K-디자인 비전 선포를 시작으로 디자인 업계의 현장 의견을 수렴해 보다 구체적인 추진 과제를 ‘제2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 등에 담아 발표할 계획이다.


글:홍지은, 담당: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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