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1인 가구 천만 시대에 따른 디자인
작성일:
2025-04-04
작성자:
박은영
조회수:
419

[기획] 1인 가구 전성시대를 맞아 변화 중인 것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53호(202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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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천만 시대에 따른 디자인 


미혼 청년 1인 세대뿐 아니라 혼자 사는 중·장년까지 늘면서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가 천만을 넘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 가구의 비중이 35.5%로 작년 대비 1.0% 상승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령대별 1인 가구는 70대 이상이 19.1%에 달했고 29세 이하는 18.4%로 두 번째로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 30대가 21.8%로 가장 많았으며 여성은 70세 이상이 28.3%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고령자 1인 가구는 전체 일반 가구 중 9.7%로 나타났다. 

1인 가구는 연령대와 성별 등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이기에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각종 서비스와 공간 등의 기획이 점차 세분화되고 특수한 목적성을 띠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요구와 필요에 맞춰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의 모습과 1인 가구를 위한 제품, 공간, 서비스 디자인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1인 가구 커뮤니티 공간의 확산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해체되며 기존의 가족 돌봄 체계가 더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시설을 늘려 나가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 조성된 1인 가구 소통 공간은 15곳으로 집계되며 지자체에서도 1인 가구의 고립 문제가 심각한 만큼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처음 ‘1인가구 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557억 원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한다. 부산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부산진구는 올해 청년 자립을 위한 직업 교육,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배달 등 신규 사업을 펼친다. 보건복지부는 공모를 통해 지자체에 1인 가구 지원 사업을 편성하며 개인에게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망이 되어주기 위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부산 수영구 플러스 행복센터

주택을 개조한 수영구 플러스 행복센터는 청년과 중장년층 1인 가구를 위한 공간이다. 크고 작은 테이블과 의자, 소파로 공간을 조성해 공부를 하거나 대화하기 편하다. 빔프로젝터와 TV를 설치해 다양한 모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커뮤니티 룸과 공유 주방 사이에는 4인용 다이닝 식탁이 있어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할 수도 있다. 공유 찬장에서는 1인 가구의 생활에 필요한 멀티 쿠커 찜기, 와플 메이커, 튀김기, 전기밥솥 등을 빌려준다. 수영구 플러스 행복센터는 대관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오키나와 동아리, 노인치매예방 동아리 등 여러 모임이 이 곳을 활용하고 있다. 그 밖에 실생활에 유용한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한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광일로 25번길

  

모임과 친목 활동이 이루어지는 커뮤니 티룸과 다이닝 룸. 사진 출처: 수영구 플러스 행복센터


커뮤니티 룸과 공유 주방. 사진 출처: 수영구 플러스 행복센터


-광주시 남구 따순 주먹밥 쉼터

광주광역시 남구는 1인 청년 가구를 위한 ‘따순 주먹밥 쉼터’ 사업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의 ‘고독사 고위험군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이루어진 따순 주먹밥 쉼터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주먹밥 정신인 ‘공동체와 연대’를 반영한 곳으로 관내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 해소와 교류를 돕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백운광장 인근 청년와락과 월산동 달뫼커뮤니티센터, 봉선동 인애복지관 별관 세 곳에 각각 마련되며 4월 중 문을 열 예정이다. 관내 거주하며 홀로 사는 청년이면 누구나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셀프 주먹밥과 컵라면 등도 무료로 제공돼 간단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STAY.G

접근성이 좋은 강남역 인근으로 확장 이전한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STAY.G’는 강남구청이 설립하고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이 위탁운영하는 공간이다. 독서, 공부, 티타임 등을 별도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와 요리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공유 주방, 개인 심리상담을 위한 상담실, 프로그램실, 세미나실, 스터디 룸을 조성해 개인 작업부터 그룹 활동까지 할 수 있다. 함께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나눠 먹는 소셜 다이닝, 취업이나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스피치 기술, 우쿨렐레 클래스, 바쁜 일상에서도 건강 관리를 하기 위한 틈새 홈트 등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8길 36, 3층


강남역 근처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의 라운지. 사진 출처: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큼직한 조리대를 갖춘 공유 주방과 스터디 모임하기 좋은 세미나실. 사진 출처: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서울 관악구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관악구청과 비영리민간단체 꿈지락네트워크가 함께 만든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이 청년안심주택인 센터스퀘어 서울대점 내 청년활력공간으로 확장 이전했다. 신림동쓰리룸은 청년들에게 필요하지만 제공받기 어려운 라운지, 서재, 작업장을 무료로 공유하는 곳이다. 새로운 공간은 기존보다 1.5배 넓어졌으며 커진 규모 만큼 다양한 청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1층은 휴식과 네트워킹 공간으로 활용되는 신림라운지, 소셜 다이닝과 1인 가구 식생활을 지원하는 신림부엌 등으로 구성됐으며 2층은 개인·그룹 상담실, 신림공방, 다목적 멀티 콘텐츠 룸, 신림서재 등이 있다. 

주소: 서울시 관악구 신림로 99 

  

대학동으로 이전해 새롭게 재정비한 신림동쓰리룸 라운지와 공방. 사진 출처: 신림동쓰리룸


-서울마음편의점

서울시가 외로움이 느껴질 때 편하게 방문해 기분을 털어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소통 공간 ‘서울마음편의점’을 선보인다. 외로움·고립 은둔 시민을 위한 종합 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사업으로 종합사회복지관 또는 1인가구지원센터 등 공공시설 내에 서울마음편의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복지재단과 50플러스재단도 운영에 힘을 보태 고립 경험 당사자를 배치해 효과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외로움 돌봄 동행단과 함께 시설을 관리한다. 방문한 시민이 외로움 자가 진단, 프로그램이나 커뮤니티 등 사회적 교류 활동에 참여하면 서울마음편의점에 비치된 식료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서울마음편의점은 3월말 관악·강북·도봉·동대문 종합사회복지관에 조성되며 올해 4곳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자치구별 1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디지털 헬스 케어의 급부상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산업을 활용해 건강을 위한 맞춤 솔루션이 논의되며 홀로 사는 노년층에게 필요한 가정용 헬스케어 서비스의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심박수, 혈압, 체온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의료 기관, 헬스케어 센터에 전달할 뿐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건강 관리까지 돕는다. 일본은 시니어 돌봄 로봇이 보편화되었지만 국내는 비용 문제, 정서적 거부감 등으로 인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도 향후 가정용 돌봄 로봇이 널리 퍼질 것으로 예측해본다.


-IoT스마트홈약통 캐비넷

헬스케어 서비스 연구 개발 전문 기업 헬스올의 IoT스마트홈약통 캐비넷은 노년층이 약물 복용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기계다. 약물 정보, 약 잔여량, 처방 이력을 수집하고 분석해 건강한 복용 습관을 지원한다. LED 표시와 소리 알람 기능으로 정해진 시간에 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상기시켜주며 IoT네트워크를 이용해 보호자가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연동으로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복용 일정도 조정할 수 있다. 


비대면 복약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스마트홈약통 캐비넷. 사진 출처: 헬스올


-감정을 나누는 대화 로봇 로미

일본의 믹시(Mixi)에서 개발한 로미(Romi)는 대화에 특화된 손바닥 크기의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다. 고독감과 우울증 완화를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공감과 치유를 중심으로 한 소통을 중시한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화 인공지능’이 매번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내 자연스러운 소통을 즐길 수 있고, 대화 내용에 맞는 섬세한 움직임이나 다양한 표정을 지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2020년 세계 최초로 ‘딥 러닝으로 대화하는 로봇’으로 출시된 로미는 2024년 말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며 10가지 기능이 추가됐다. 함께 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각 기능’, 사용자의 추억을 기억하는 ‘장기 기억’, 자연스러운 회화 타이밍과 사람 같은 목소리와 억양 등을 탑재해 보다 매끄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반려동물처럼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가정용 대화 AI 로봇 로미. 사진 출처: http://romi.ai


-우리집 만능 로봇 집사 볼리

2020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처음 소개된 삼성전자의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 ‘볼리(Ballie)’가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조그만 공처럼 생긴 이 작은 로봇 집사는 집안에서 사람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일을 수행한다.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전을 연동해 집안을 스마트하게 관리한다. 어린이, 노인, 반려동물의 도우미 역할을 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멀리 있는 가족에게 영상을 보내 소통을 돕는다. 사용자의 환경을 파악해 천장, 바닥, 벽 등 원하는 공간에 맞춰 콘텐츠를 최적화된 크기로 투사하며 정서적 즐거움도 채워준다.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학습해 일상 속 크고 작은 불편을 해소해주는 인공지능 로봇 볼리. 사진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1인 가구를 위한 공공서비스 확대

민간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급증하는 1인 가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인 가구가 생각하는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범죄(17.2%)다. 이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망을 구축하기 위한 공공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는 중이다.


-서울시 병원안심동행 서비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병원안심동행 서비스’는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병원에 가야 할 때 안전한 이동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병원으로 출발할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전 과정에 동행매니저가 함께하며 병원 이용 중 접수, 수납, 약국 동행을 지원한다. 서울시 소재 병원에 한해 대중교통으로만 동행 가능하며 스스로 휠체어 착석이 가능한 경우 서비스를 이용 받을 수 있다. 비용은 시간당 5000원이며, 콜센터 1533-1179 또는 서울시 1인가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경기도 여성1인가구 안심 패키지

경기도는 2020년부터 ‘1인가구 지원 기본 조례’를 제정하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성 1인 가구의 안전한 일상을 돕기 위해 시행하는 ‘경기도 여성 1인가구 안심패키지 보급 지원사업’은 주민등록상 경기도에 거주하는 여성 1인 가구나 범죄피해 여성, 한부모 가정이면 지원받을 수 있다. 스마트 문열림 센서, 송장 지우개, 스마트 홈카메라, 스마트 도어벨, 휴대용 소신용 스틱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공한다. 신청은 경기민원24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면 된다. 


 


-파주시 1인 가구를 위한 모두의 순찰대

파주시 1인 가구의 생활안전을 위한 ‘모두의 순찰대’는 정서적 고립감을 해결하고 사회적 활동을 유도해 안전 문화를 확산하는 주민 참여형 순찰이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이 모여 마을을 순찰하며 위험 요소를 탐색하고 안전을 확인하는 활동을 한다. 1인 가구의 사회적 활동을 유도해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주민 간의 유대감을 높인 좋은 사례로 평가를 받아 행정안전부의 공공서비스디자인 우수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 공공디자인 소식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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