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작성일:
2021-12-28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2277

[기획]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14호 (2022.01.)

 

────────────────────────────────────────


안전한 일상, 미래를 준비하는 공공디자인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공공디자인 가치 확산을 위해 2020년부터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은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편요소를 찾아내고, 수요자 관점에서의 해결 방안 모색과 더불어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사업이다.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은 ‘안전한 일상, 미래를 준비하는 공공디자인’이라는 주제 아래 ‘모두를 위한 안전 디자인’, ‘미래를 위한 친환경 디자인’ 2개 분야로 나누어 공모를 진행했다. 중·고등학생부터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 국민들이 참여했으며, 대상과 최우수상 각각 1팀, 우수상 2팀, 장려상 3팀, 입선 5팀으로 총 12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아이디어들은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법적, 행정적 절차까지 담은 활용방안 자료집으로 제작되어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배포될 계획이다.
 
주요 수상작 소개

SAFE ROUTINE FOR BLIND, 볼라드와 점자블록의 상관관계를 통한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길찾기 방안 제안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작 © 오수미, 김수민

대 상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 보행 길잡이(세이프 루틴 포 블라인드 Safe routine for blind)
- 오수미 & 김수민


대상을 수상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 보행 길잡이(세이프 루틴 포 블라인드)’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하고 주도적인 길 찾기를 돕는 아이디어다. 대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은 팔각형 모서리를 이용해 하나의 점자블록에서 8갈래의 방향을 알려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제안한 ‘방향 지시형 보도블록’은 화살표 형태의 보도블록으로, 시각장애인이 정확한 방향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 보행 길잡이’에는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볼라드)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된다.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의 상단부에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점자형 스티커를 설치하여 시각장애인에게 현재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는 기존 점자블록의 방향 오류가 많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원을 바탕으로 고안한 아이디어로, 직진과 멈춤의 단순 행동만 유도한 기존 점자블록의 기능을 개선해 시각장애인 보행 편의시설물로써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 불을 꺼주세요, Clean, Occupied, LOCK, PUSH, OPEN, UNLOCK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 박제인

최우수상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
- 박제인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은 사용자가 스스로 안전하고 깨끗한 공공화장실을 만들 수 있도록 행동 감지기를 활용해 사용 단계와 위생 상태를 알려주는 시설물이다. 이는 공공화장실 문에 신호 패널을 설치하여 사용자의 이용 상태와 청결 상태를 알려준다. 신호 패널은 변기와 센서로 연결되어 문의 잠금과 열림 상태, 물 내림, 변기커버 개폐 상태가 표시된다. 이러한 알림을 통해 사용자는 스스로 깨끗하게 화장실을 사용하고 청결 상태가 유지됨으로써 화장실 내 대기시간이 단축되고 청소 및 유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한편, 전국 공공화장실의 위생 상태 데이터도 얻을 수 있어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본 아이디어는 공중보건이 강조되는 현 상황에 공공화장실을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시민의식과 시설 관리 효율을 높여주는 아이디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시 양봉을 위한 미래형 공공시설물, Bee safe(beez), 꿀벌과 공생하는 생태도시를 위한 도시양봉 시스템 Bee Safe는 현재 관련 정책과 규제가 미비한 도시 양봉 시스템을 공공시설물로서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도심 속에서 시민들의 건강한 의식과 함께 꿀벌과 사람이 공생하는 도시를 만드는 미래를 위한 공공시설물입니다.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 조유현, 신예은, 신지수

우수상 ①
도시 양봉을 위한 미래형 공공시설물(비 세이프 Bee safe)
- 조유현 & 신예은 & 신지수


첫 번째 우수상 수상작인 ‘도시 양봉을 위한 미래형 공공시설물(비 세이프)’은 꿀벌과 공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도시형 양봉 시스템을 적용한 공공시설물이다. 이 아이디어는 도심 속 자연이 주를 이루는 곳에 꿀벌함을 설치해 벌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벌에 쏘일 위험을 줄이고자 높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고안되었다.

‘도시 양봉을 위한 미래형 공공시설물’은 식물의 화분을 도와 생태계 보전에 큰 도움을 주는 꿀벌의 개체 수를 보존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벌과 사람이 도시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찾음으로써 친환경 미래도시의 발판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생태교육 효과까지 제공한다.
 
KG, 무게 표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지자체 배출량 현황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 박호현, 이도원, 임병윤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 박호현, 이도원, 임병윤

우수상 ②
에코뮤니케이션(Ecommunication)
- 박호현 & 이도원 & 임병윤


두 번째 우수상 수상작인 ‘에코뮤니케이션’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쓰레기 배출량을 알려주는 쓰레기 수거함이다. 이는 쓰레기 배출 장소에 버려지는 쓰레기 양을 센서로 측정하여 누적량을 LED 화면에 표시한다. 적당량일 때는 초록색, 경고일 때는 주황색, 위험일 때는 빨간색이 표시되고 배출일시에 맞춰 불빛을 투사해 무분별한 배출을 방지한다.

‘에코뮤니케이션’은 측정된 배출 정보를 지표화하여, 지역별 배출 현황을 시민들에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고 무분별한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이를 통해 수집된 쓰레기 배출량은 데이터로 축적되어 쓰레기 배출 절감을 위한 정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주요 수상자 인터뷰

제2회 공공디자인 국민아이디어 공모전의 대상, 최우수상 수상자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고안하게 된 계기와 그를 구체화한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Interview ① 오수미, 김수민
└ [대상]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 보행 길잡이, Safe routine for blind


시각장애인 보행 안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유튜브에서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을 침범한 장애물과 볼라드에 부딪히고, 잘못 설치된 점자블록 때문에 방향을 잃어버리는 등,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는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점자블록의 기능과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그러면서 점자블록, 볼라드의 기능을 되살리고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과 방향 지시형 보도블록 © 김수민 & 오수미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과 방향 지시형 보도블록 © 김수민 & 오수미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은 기존 점자블록에 비해 직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원리로 가능한가요?
점과 선으로만 이루어진 기존 점자블록은 정확한 길을 안내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도로 상황에 맞춰 아무렇게 잘려 나가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은 고정된 8개의 방향으로 점자를 이어 붙일 수 있어 훨씬 정돈되어 보일 것입니다. 또한 길의 방향이 변하는 중간에 설치되기 때문에 ‘다음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에서 1시 방향으로 직진’과 같이 구체적인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길을 지시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일반 시민에게 길을 물어볼 때도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10 시 방향, 1 시 방향, 7 시 방향, 4 시 방향, STEP.1 사선 방향으로 방향성 전달, STEP.2 세 번 반복하여 확실하게 방향을 인지하도록 전달

SAFE ROUTINE FOR BLIND 점자블록 활용, 시청역 1호선 6번출구 → 서울특별시청, 최단거리 6분, 375M, 18kcal, 톡친구 위치공유, 출발 - 시청역 1호선 6번출구, 7m 이동, 팔각 점형 점자블록에서 1시방향 이동, 334m 이동(소공로), 볼라드 앞 횡단보도 이용, 334m 이동(소공로), 도착 - 서울특별시청(상세정보) | '팔각 점형 점자블록'의 각 모서리의 방향을 시계방향으로 표준화해서, 시각장애인들의 스마트 폰 길 안내 서비스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으며, 팔각 점형 점자블록은 보다 더 정확하고 직관적으로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 10 시 방향, 1 시 방향, 7 시 방향, 4 시 방향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과 방향 지시형 보도블록 활용 © 김수민 & 오수미

길에 세워진 볼라드를 활용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처음에는 기존 볼라드를 개선하는 방법과 시각장애인의 보행권을 개선하는 방법이 각각 다른 아이디어로 떠올랐습니다. 볼라드의 디자인적 측면, 재료적 한계로 인해 더 나은 디자인으로 개선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던 차에, 횡단보도의 볼라드 앞에는 반드시 점형 점자블록을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발견했습니다. 점자블록과 볼라드가 나란히 설치되어야 하는 상관관계에 기반했고, 볼라드는 높이나 두께에 대한 규정이 휴먼 스케일을 통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안내판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지역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제공되는 정보인 도로명 주소를 담아 현재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보행을 방해하던 볼라드도 장애물이 아닌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고 싶었습니다.
 
SAFE ROUTINE FOR BLIND 점자 촉지 스티커, 제일 상단 - 도로명 제시(세종대로), 중간 - 번지 제시 80 < > 84, 방향 유도 표시, 하단 - 안내 문구 * 이 스티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촉지 스티커입니다.
SAFE ROUTINE FOR BLIND 점자 촉지 스티커 볼라드, 볼라드 인식개선, 볼라드에 정보를 더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보행할 때 장애물로만 여겨졌던 볼라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시각장애인들의 또다른 눈이 되어주는 '점자블록'과 함께 점자촉지 스티커를 부착한 '볼라드'가 길 위의 등대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볼라드에 설치되는 점자형 스티커 활용 © 김수민 & 오수미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전 보행 길잡이’를 구상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요?
시각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점자블록 설치 규정에 대해서 꼼꼼히 찾아보고, 볼라드에 대한 불편한 인식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팔각 점자형 보도블록과 점자형 스티커를 디자인하면서 시각장애인에게 익숙한 점자블록의 형태와 특징을 활용하면서도 편리성과 심미성을 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현실적인 조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개발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시각장애인의 보행권과 연관된 아이디어이다 보니 빠르고 쉽게 적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작 및 상용화가 어렵지 않도록 기존 점형, 선형 점자블록을 변형한 디자인으로 고려했습니다. 또한 기존보다 재료 사용을 줄여 불필요한 폐자재를 감소시킴으로써 환경에도 이로운 방향으로 디자인했습니다. 반면 점자형 스티커의 재질과 기능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외부에 설치되는 시설물이기 때문에 물에 젖거나 마모가 되지 않는 고무 스티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 이로 설정했습니다. 일반 필름 스티커보다 단가는 높지만, 지속성이 높고 튼튼한 소재라 교체 주기가 길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공디자인 아이디어 공모전인 만큼, 단순히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화려한 디자인은 덜어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능과 방향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정확하고 안전한 보행을 위해서는 고안한 아이디어 외에도 우리 일상의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이 생각하시기에 우리 일상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현관문부터 정수기, 조명까지 터치스크린이 일상 곳곳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각장애인의 편의까지 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음성서비스를 적용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를 배려하는 디자인이 선보였으면 합니다.


Interview ② 박제인
└ [최우수상]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


공공화장실 청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하철 공공화장실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걸 경험하면서 ‘관리자도 있는데 왜 더러울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당시 학교 졸업작품을 준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로 인하여 공공시설물의 사용이 제한되고 목적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과거 졸업작품으로 진행했던 ‘화장실 청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조금 더 발전시킨다면 공중 위생과 청결에 대한 인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전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셨는데요, 시민들이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면서 가장 불편함을 느낀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인터뷰 진행 전에는 남녀 화장실의 문제점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별이 아닌 변기 형태에 따라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소변기보다는 좌변기를 사용할 때 위생에 더 신경을 쓰는데, 가장 큰 문제는 변기 커버가 닫혀 있어서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변기 커버를 손으로 열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이고, 변기 내부 위생 상태가 염려되어 커버를 열기 꺼리는 사용자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기능적 결함이 없음에도 사용하지 못하는 화장실 칸이 늘어나고, 이로 인하여 공공화장실 대기 시간이 늘어난다는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a. 불이 꺼진 칸에 사용자가 들어갑니다.
b. 행동 감지 센서로 인하여 사용자가 들어간 변기칸에 불빛이 들어옵니다.
c. 문을 잠그면 첫 번째 LOCK 불이 꺼집니다.
d.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이 완전히 내려가면 두 번째 PUSH 불이 꺼집니다.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 사용 시나리오 © 박제인

청결상태 알리미에 4가지 정보(잠금 상태, 물 내림 표시, 변기커버 알림, 문 열림 정보)를 표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 공공화장실 청결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핵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오래 머물수록 불필요한 행동이 증가하여 화장실 청결을 오염시킬 확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용 단계를 간결하게 만들어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했고, 어피니티 다이어그램(Affinity Diagram) 방법을 이용하여 공통된 행동 단계를 조사하고 순위를 정했습니다. ‘화장실 칸에 들어간다(문을 열고 닫는다) → 물을 내린다 → 변기 커버를 닫는다’ 순이었는데, 변기 커버를 닫았다 다시 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변기 커버가 닫혀 있어서 화장실을 쓰기가 어렵다’는 공공화장실의 문제점의 원인을 찾게 된 것이죠. 그래서 물을 내린 후 변기 커버를 열고 나오는 것이 필수 행동임을 사용자에게 알리기 위해 4가지 행동을 패널에 표시했습니다.
 
d.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이 완전히 내려가면 두 번째 PUSH 불이 꺼집니다.
e. 문을 열면 네 번째 UNLOCK 불이 꺼집니다.
g. 처음과 같은 청결한 위생 상태가 유지됩니다.
Mock up, 공중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 불을 꺼주세요, Turn off the lights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 사용 시나리오 © 박제인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청결상태 알리미의 유용성을 실험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과정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신호 패널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되는지 보여주고, 작동원리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보완할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고요.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신호 패널에 기재된 영문이 수정되어야 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능(점자 사인, 소리 알림)도 추가되어야 공공시설물로써의 기능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본 시설물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진행하면서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화장실 위생을 개선할 기술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기술만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주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사용자의 인식을 변화시켜 줄 디자인과 기술이 결합되었을 때,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은 디자인적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람이라면 느끼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점을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 편리한 기술만을 말하기 보다도, 이와 함께 디자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디자이너와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공공화장실 청결을 위한 디자인’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요?
간단한 기술을 적용한 시설물이므로, 설치와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 스스로가 위생을 점검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공공 위생에 대한 인식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나아가 신호 패널에 꺼지지 않는 불빛 사인을 데이터로 변환하여 국내 공공화장실 위생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내뿐만 아니라 유료로 공공화장실을 개방하는 외국에서도 유용한 장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널리 쓰여서 모두가 깨끗한 공공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디자인프레스
자료 제공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빠른 이동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