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획] 누구나 읽기 편한 무인자동화기기 디자인
작성일:
2022-01-27
작성자:
소식지관리자
조회수:
381

[기획] 누구나 읽기 편한 무인자동화기기 디자인
공공디자인 소식지 제15호 (20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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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의 포용 디자인
─ 무인자동화기기 디자인

 


​비대면 확산으로 인해 사회 각 분야가 디지털화되고 있다 © geralt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확산으로 인하여 ‘디지털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매우 빠르고 광범위한 통신망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이기에 대부분의 국민이 디지털에 쉽게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는 물론, 디지털 정보 습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언택트 세상에서도 소외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시적이면서 직접적인 이유는 ‘디자인’입니다. 대다수의 디지털 기기는 비장애의 일반 성인을 기준으로 디자인되었기에 그 기준에 벗어난 사람들은 기기 사용과 정보 습득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무인단말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외식업계 | 출처 : 맥도날드

디지털 불평등의 심각성을 보여준 사례로는 무인자동화기기 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비대면 확산으로 인해 음식점, 영화관, 카페 등 많은 상점들은 일명 키오스크kiosk’라고 불리는 무인단말기로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사람들이 키오스크에 익숙해질 수 있는 넉넉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복잡하고 익숙하지 않은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엄마가 키오스크 앞에서 10분 이상 헤매다가 결국 주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와 눈물을 흘렸다는 딸의 사연은 기사화까지 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의 고도화와 언택트 문화의 확산은 여러 사회적 문제점을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정부혁신 발전계획 중 하나로 ‘포용적 디지털 환경 구축’을 중점과제로 선정했습니다. 디지털 취약 계층에게 교육을 지원하고, 장애인과 고령자의 특성을 고려한 무인단말기를 디자인하는 등 평등한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에 맞춰 각 지자체와 민간업체들도 디지털 소외계층을 고려한 무인단말기를 설치하거나, 그들의 특성에 맞는 UI·UX* 디자인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 UI (User Interface) :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가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설계내용
  UX (User experience) : 사용자 경험, 사용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며 축적하게 되는 총체적 경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높이에 맞춰 화면의 위치가 달라지는 무인단말기 | 출처 : 맥도날드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용자 맞춤형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 출처 : 소셜벤쳐 Dot 유튜브 채널 (▲ 영상 바로보기)

키오스크 표준 규격 개정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다수의 무인단말기는 비장애인의 신체에 맞춰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장애인은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휠체어 이용자는 높이가 맞지 않아 화면을 터치하는 것조차 어려우며, 음성 기능과 점자가 없어 시각장애인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행정안전부는 ‘행정사무정보처리용 무인민원발급기 표준규격’을 개정했습니다. 이번 표준규격은 장애인의 편의 기능을 강화하고 무인민원발급기 접근성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예로 저시력자 및 시력이 감퇴한 고령자를 위해 화면 확대 기능을 추가하고, 기기 높이를 1,220m 이하로 낮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불편이 없도록 했습니다. 또한, 음성인식 기능을 선택 규격으로 추가하여 버튼을 조작하지 않고 음성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어를 인식하고 작동되는 대전시 누리뷰 키오스크 | 출처 : 대전시청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키오스크

대전시는 시청사와 지하철역에 AI 기반 수어 민원안내 시스템인 ‘누리뷰’를 개발, 설치했습니다. 무인단말기 형태인 누리뷰는 음성 인식, 수어 번역,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시스템 통합 기술이 탑재되어 있어, 시청각장애인은 음성 또는 수어로 민원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이 누리뷰에 궁금한 민원 정보를 음성 또는 수어로 물어보면, 누리뷰도 음성이나 3D 수어 영상으로 답을 해줍니다. 대전시청사에 설치된 누리뷰에서는 민원 4개 분야, 여권 정보 6개 분야, 복지 정보 3개 분야, 청사 안내, 비상시 대피 요령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지하철역에 설치된 누리뷰는 지하철 역사 안내와 출발 및 도착 정보를 안내해줍니다. 시청각장애인을 고려한 누리뷰는 비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어 보다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뉴와 언어를 단순화하고 글자 크기를 확대한 신한은행 ATM | 출처 : 신한은행

고령자를 위한 ATM

고령자 역시 무인단말기 사용을 어려워하는 디지털 소외계층입니다. 고령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무인단말기 화면에 표시되는 단어에도 낯섦을 느껴 빠르고 정확한 정보 습득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문제는 화면 속 글자의 크기입니다. 아무리 사용이 간단하고 안내가 잘 되어 있는 무인단말기일지라도 글자가 작으면 시력이 감퇴한 고령자는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을 포함하여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글자 크기 조절 옵션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생활 곳곳에는 고령층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UI·UX 디자인을 가진 기기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은행의 ATM기가 있습니다. 인터넷뱅킹이 어려운 고령층은 직접 은행에서 업무를 보거나, ATM기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ATM기의 화면은 복잡하고 글자는 작아서 고령층에게는 어렵기만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한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60대 이상 고객을 우한 고령층 전용 ATM기를 설치했습니다. 기존 기기보다 훨씬 커진 글자와 간단해진 메뉴, 안내 음성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느린 말 안내 서비스’는 인지 속도가 느린 고령층이 보다 쉽게 ATM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ATM기기는 고령층 고객 빈도가 높은 5개 지점에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차후 확대할 예정입니다.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지침을 적용한 시립용산노인복지관 모바일 홈페이지 | 출처 : 서울시청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접근성 향상

고령층의 디지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신경을 써야 할 또 다른 영역은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어르신 중에는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고, 접하더라도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시는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하여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지침 및 적용가이드
'를 연구 및 개발했습니다. 이를 연구한 서울디지털재단은 PC, 모바일, 영상, 무인단말기 등 고령층의 기기별 이용 장애요인을 분석하고, 모바일 앱과 영상 콘텐츠를 기준으로 ‘10대 기본 준수요건’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콘텐츠 개발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적용가이드를 제작했습니다.

본 지침은 지난 12월, 시립용산노인복지관 모바일 홈페이지에 적용되었습니다. 중요한 글자는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이고, 검색 기능을 중심에 노출하며, 메인 화면 하단에는 고령층이 주로 찾는 메뉴의 바로가기를 두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아이콘 하단에 한글 설명을 덧붙여 기능을 설명하고 영어 단어를 한글로 표시하는 등 한눈에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수정했습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지침 및 적용가이드’는 행정안전부의 규제 해소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각 지자체에 공유되었습니다. 서울시 역시 시범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내에 더 많은 기관에 적용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글 | 디자인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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